교육공학은 확인된 문제에 대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처방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실질적인 학문이다. 그런데도 교육공학에서 사용되는 원리와 절차는 어디까지나 검증된 이론과 연구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교육공학이라는 분야는 테크놀로지와 커뮤니케이션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 왔고, 교수-학습 과정의 개선 및 학습 결과의 증진을 목표로 하며, 근래에는 직무 수행과 관련된 문제의 해결이 분야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기에 매우 다양한 분야의 이론들이 교육공학 분야의 기저 이론 형성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쳐 왔다. 그중 대표적인 분야를 나열하면 심리학, 공학(engineering), 커뮤니케이션학, 컴퓨터 공학(computer science), 경영학, 일반교육학이다. 교육공학의 이러한 간학문적인 성격은 교육공학 분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사회적 요구에 융통성 있게 대처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교육공학의 기본 영역과 그 하위 영역들 역시 이러한 교육공학의 간학문적 속성을 반영하고 있다. 교육공학을 구성하는 기본 영역은 1994년 AECT의 공식 정의에 나타난 설계, 개발, 활용, 관리, 평가의 다섯 가지다. 교육공학 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구성원은 이 다섯 가지 기본 영역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바탕으로 분야의 개념적 틀과 전문용어를 공유하게 된다. 개인 작업보다는 팀워크를 요구하는 작업이 많으며, 급속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나가는 교육공학의 속성상 이러한 기본 영역에 대한 공통된 이해는 구성원 간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필수적이다. 각 기본 영역은 다시 4개씩의 고유한 하위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다섯 가지 기본 영역과 하위 영역들은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지닌다. 예를 들어, '설계' 영역 중 '메시지 디자인' 하위 영역에 종사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색채, 활자, 구도 등의 시각디자인 원칙이나 커뮤니케이션 전략 등 메시지 디자인과 직결된 지식만을 적용해서는 효과적인 교수 메시지를 고안해 내기가 어렵다. 효과적인 메시지를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고안하는 메시지가 어떤 학습자를 대상으로, 어떤 매체를 통해 주로 전달되며, 고안될 메시지의 내용이나 성격이 그것을 활용할 조직이나 기관에서 잘 받아들여질 만한 것인지, 전달된 메시지의 효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등을 미리 고려해야만 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다섯 가지 기본 영역 중 교육공학의 이론적 발전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본 영역은 바로 설계(design) 영역이다. 스키너는 1954년 교수 심리학과 체제이론의 적용에 뿌리를 둔 「배움의 과학과 가르침의 예술(The Science of Learning and the Art of Teaching)」 이라는 논문에서 학습자의 반응에 즉각적인 강화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학습의 원리와 필요성을 역설함으로써 설계 영역의 발전에 촉매제 역할을 하였다. 개발이나 활용 영역과 달리, 설계 영역은 순수한 '계획'기능에 초점을 둔다. 미시적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설계로는 수업 설계, 모듈 설계 등이 있으며, 거시적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설계로는 프로그램 설계, 교육과정 설계 등이 있다. 설계 영역의 하위 영역에는 교수체제 설계, 메시지 디자인, 교수전략, 학습자 특성이 있다. 교수체제 설계(instructional systems design: ISD)는 교수-학습 활동의 계획을 위해 학습자와 학습환경을 분석하고, 학습목표를 수립한 후, 교수전략을 고안하고, 교수 자료를 개발 및 활용하며, 학습 결과를 평가하는 조직된 절차를 가리킨다. 따라서 학습 목표를 중심으로 한 정확성과 일관성을 요구한다. 메시지 디자인은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신자와 주의를 집중시키고 인지하기 쉬우며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게끔 전달 내용을 고안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때 메시지 전달에 사용될 매체의 특성과 메시지를 통해 학습되어야 하는 학습과제 특성을 염두에 두어야 효과적인 메시지 디자인이 이루어질 수 있다. 교수전략(instructional strategies)은 학습자의 개인차와 학습과제의 특성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주어진 학습 목표 달성에 가장 효과적인 전략을 선택하고 계획하는 것을 말한다. 모든 학습자 또는 학습 과제에 동일하게 효과적인 교수전략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교수-학습 활동의 효과와 효율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조건에 알맞은 최적의 교수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설계 영역의 마지막 하위 영역인 학습자 특성(learner characteristics)은 크게 학습에 대해 느끼는 가치, 흥미, 자신감, 불안감 등을 포함하는 학습 동기와 자기 주도적 학습, 초인지전략 사용 등을 포함하는 학습 능력, 그리고 사전경험, 선수학습 지식 등에 기반을 둔 전문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해 각 학습자에게 가장 적절한 교수전략을 처방할 수 있다. 활용(utilization) 영역은 다섯 가지 기본 영역 중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기본 영역으로 간주한다. 왜냐하면 교육공학의 이론적인 체계나 교수 매체의 개념이 대두되기 훨씬 전부터 보다 구체적인 학습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실물이나 삽화 등의 시각 자료를 활용하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활용 영역의 하위 영역에는 매체 활용, 혁신의 보급, 실행과 제도화 그리고 정책과 규제가 있다. 매체 활용(media utilization)은 매체를 수반하는 수업의 계획과 실행뿐 아니라 매체 활용의 사전과 사후 활동을 망라하는 개념이다. 혁신의 보급(diffusion of innovations)은 교육공학 분야에서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 그 이유는 아무리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프로그램이나 절차가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홍보와 적극적인 도입 노력을 통해 실제 활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문제 해결책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혁신적인 프로그램이나 절차의 장점과 효과에 대한 실증적이고 객관적인 증거가 충분히 수집되고 나면, 이를 새로이 채택하고 도입하거나 조직문화의 일부로 정착시키기도 한다. 이것이 실행과 제도화(implementation and institutionalization)다. 정책과 규제(policies and regulations)는 활용 시 나타날 수 있는 경제적 또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노력을 가리킨다. 출판물 등의 저작권 보호를 위한 각종 입법 노력은 바로 정책과 규제 하위 영역의 좋은 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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