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발달단계에 있는 학습자라 해도 개인 간에는 학습성취에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는 학습 방법이라든가 부모의 관심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차에 대한 연구는 이러한 이유 중에서 지능이나 창의성 혹은 사고 양식 등과 같은 학습자 개인 내부에 존재하는 요인을 탐구하는 것이다. 지능(intelligence)이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심리학적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학습자들의 학업성취에 차이가 생기는 가장 큰 요인은 학습자들의 능력 차이 때문이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능력의 구조에 대한 탐색은 효과적인 교육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연구로 인식되어 왔다. 인간의 지능은 일반요인(general factor: g 요인)과 특수요인(specific factor: s 요인)으로 이루어진다고 제안하는 스피어먼(Spearman)의 g 요인이론, 7개의 기본 정신 능력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서스톤(Thurstone)의 기본 정신 능력(primary mental abilities: PMA), 그리고 인간의 인지 과제는 인지 활동과 내용 및 결과의 세 가지 서로 다른 차원에서 파생되는 180개의 독립적 요인들로 구성된다는 길포드(Guilford)의 지능구조 모형(structure of intellect: SOI) 등은 지능의 구조를 확인하고 이를 교육에 활용하려는 오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론들이 학습자의 현재의 능력을 판단하고 미래의 수행을 예측하는 데 공헌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몇몇 학자들은 지금까지의 지능이론이 인간의 능력을 완전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가드너(Gardner, 1983)는 다중지능 이론(theory of multiple intelligence: MI)을 제안하면서, 지능이란 한 문화권 혹은 여러 문화권에서 가치 있게 인정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산물을 창조해 내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이와 같은 정의를 바탕으로 그는 인간에게는 서로 독립적인 다양한 종류의 지능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가드너가 그의 다중지능 이론에서 제시한 지능의 종류는 8개로써 신체 운동(bodily-kinesthetic)지능, 언어(linguistic)지능, 공간(spatial)지능, 논리-수학(logical-mathematical) 지능, 음악(musical) 지능, 대인관계(interpersonal) 지능, 자기이해(intrapersonal)지능, 자연 탐구(naturalist)지능이다.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이 기존의 이론들과 차별되는 가장 중요한 점은 지금까지 지능으로 생각되지 못했던 능력들이 지능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가정이다. 가드너의 제안이 사실이라면, 현재의 교육 방법은 특정 지능이 우수한 학생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밀하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음악 지능이 높은 학생은 개념이나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 음악적 방법으로 제시된다면 충분히 학습성취를 이룰 수 있는데도 현재의 교육이 언어적 표현에 집중되어 있기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스턴버그(Sternberg, 1985)의 삼원지능 이론(triarchic theory of intelligence) 역시 기존의 지능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비판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는 기존의 지능이론들이 지능의 근원을 오로지 개인, 행동 혹은 상황 중 일부에서 구하려 했기 때문에 불완전한 이론이 되었다고 가정한다. 지능이론이 보다 완전한 이론이 되려면 이 세 가지를 모두 고려한 이론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의 이론은 그 이름이 암시하듯이 이 세 근원을 각기 고려한 세 가지 하위이론, 즉 상황 하위이론, 경험 하위이론, 요소 하위이론으로 구성된 하나의 종합적인 지능이론을 제안하고 있다. 인간의 인지능력에 대한 최근의 연구들은 보다 고차적이고 생산적인 지적 작용으로써의 창의성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인간의 다양한 능력 중에서 특별히 창의적 사고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급변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새로운 문화를 바르게 수용하고 고유의 문화를 창조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창의성의 중요성은 학교 현장에도 확산하고 있으며, 창의성 계발이 교육의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창의성은 "새로우면서도(novel) 적절한(appropriate) 것을 생성해낼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되고 있다. 창의성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심리 측정학적(psychometric), 실험적(experimental), 전기적(biograpical), 역사 측정적(historiometric), 생물측정학적(biometric) 접근으로 나뉜다. 심리 측정학적 접근과 실험적 접근은 창의성을 연구하는 방법에서의 차이로 구별된다. 심리측정학자들은 상관적 설계를 이용하는 반면, 실험연구자들은 준실험설계 및 실험설계를 통해 창의성을 연구한다. 즉, 실험적 접근을 통한 창의성 연구에서는 실험적 조작을 통해 창의적 산출물에 영향을 끼치는 원인을 규명하는 것에 관심을 둔다. 전기적 접근은 탁월한 창의적 인물에 대한 사례연구를 통해 창의성의 본질을 알아내고자 한다. 이것은 창의적인 인물 사례를 연구함으로써 창의성에 접근하기 때문에 창의성에 대한 정의 자체가 다양하게 된다는 특징을 지닌다. 역사 측정적 접근은 시몬턴(D. K. Simonton)에 의해 주로 이뤄졌는데, 일반적으로 산출되는 자기보고 또는 검사 측정치에 의존하지 않고 역사적 고증을 통한 질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창의성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심리 측정적 접근과 다르다. 마지막으로 생물측정학적 접근은 창의적인 사람들의 유전적 혹은 신경생물학적 특성을 밝히려는데 목적을 둔다. 다시 말해, 창의적인 사람들이 독특한 유전적 구조를 소유하고 있는지 또는 신경 체계의 기능이나 구조에서 두드러진 점이 존재하는지를 조사한다. 이와 같은 창의성과 앞서 살펴본 지능 간의 관계에 대하여 학자들은 다양한 관점을 보여 왔다. 스턴버그와 오하라(Sternberg & O'Hara, 1999)에 따르면 지능과 창의성에 관한 여러 연구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관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창의성이 지능에 종속되는 관점이다. 앞서 살펴본 지능이론 중 길포드가 제안한 지능구조 모형(SOI)이 대표적인 것으로, 모형에서의 발산적 생산(divergent production)은 창의성과 관련되는 지능의 하위 요인이다. 가드너 역시 창의성 구인이 지능에 종속된다고 보는데, 다중지능의 기능 속에 창의성이 포함된다고 본다. 둘째, 지능이 창의성에 속한다는 주장이다. 스턴버그와 루바트(Sterngerg & Lubart, 1995)는 창의성의 발현에 기여하는 여섯 가지 주요한 구성 요인들로써 지능, 지식, 사고 양식, 성격, 동기, 환경을 언급한다. 즉, 그들의 이론에 따르면 지능은 창의적인 사고 혹은 행동을 생성하는 여섯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창의성에 속하는 개념이 된다. 셋째, 창의성과 지능은 중첩된다고 보는 입장이다. IQ로 측정된 전통적인 지능 개념과 창의성 간의 관계성에 대한 연구들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창의적인 사람들의 IQ는 평균(약 120) 이상이었고, IQ가 120 이상인 경우에는 IQ가 창의성과 크게 관련되지 않았다. 이러한 관계성은 식역이론(threshold theory)이라고 일컬어진다. 즉, 개인이 창의적인 문제 해결할 때 보편적으로 120이라는 최소한의 지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IQ가 매우 높을 경우에 분석적인 사고가 너무 우세해 결과적으로 창의적인 사고에 지장을 준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또한 렌줄리(Renzulli, 1986)는 세 개의 고리 모델(three-ring model)을 제안했는데, 그는 평균 이상의 지적 능력(IQ), 창의성, 과제몰입(task commitment)의 교차점에 의해 영재성을 정의한다. 따라서 그의 이론도 지능과 창의성이 중첩된다고 보는 입장이다. 넷째, 창의성과 지능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개념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핸슬리와 레이놀즈(Haensly & Reynolds, 1989)는 창의성과 지능을 동일한 현상으로 간주하며 창의성이 지능의 다른 이름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와이스버그(Weisberg, 1993)는 일반적인 문제해결 과정과 창의성의 기저에 있는 메커니즘 간에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자면 창의성에 대한 이해는 문제해결 과정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 다섯째, 창의성과 지능은 서로 독립적인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러한 입장을 취하는 연구자들은 창의성과 지능이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영재를 판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통적인 IQ와 관련된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최근에는 연습효과를 근거로 들면서 창의성과 지능의 독립성을 주장하는 견해가 등장했다. 이러한 시각에 따르면 전문가는 부단한 연습의 결과로 그 능력이 개발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창의적 전문가는 타고난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영역 안에서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동안에 이뤄진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연구자가 10년의 법칙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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