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의 개발은 교실, 학교, 지역, 국가 등 다양한 수준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진행된다. 이는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울 거리를 다듬어 내는 일이다. 교육과정 개발모형은 그 대체적인 절차를 간결하게 도형화한 것이다. 모형은 교육과정 개발자들이 따라야 하는 체제를 제시하거나, 교육과정 개선의 과정에 포함되는 단계 혹은 요소들을 상세히 설명하는 틀로써 제시된다. 일반적으로 교육과정 개발에서 공통으로 취하는 단계는 요구분석, 목표 설정, 교육 경험 선정, 교육 경험 조직, 단원 구성, 모의 실행, 수정 및 보완, 본격 실행, 명가 및 개선이다. 타일러의 교육과정 개발모형은 체제적・합리적 처방모형으로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교육목표 설정, 교육 경험 선정과 조직, 교육목표에 따른 평가의 최소한의 절차와 구성요소를 명시한 것으로, 이후 교육과정 개발모형들은 많은 경우 이를 확대・보완한 것이다. 타바(H. Taba)의 교육과정 개발모형은 학교에서 교사가 직접 참여하여 수업지도 계획의 기초가 되는 '단원'을 개발할 때 적합한 모형이다. 워커(D. Walker)의 교육과정 개발모형은 이미 이루어진 교육과정 개발 사례를 참여・관찰하여 귀납적으로 추출한 실제적 모형으로, 개발 과정 참여집단들의 의도와 이해관계의 복잡성을 잘 드러낸다. 아이스너(E. W. Eisner)의 것은 학습자의 이해와 표현 양식을 확장하기 위한 예술 영역의 교육과정 개발모형이다. 직업 교육과정 개발모형은 전통적인 타일러 모형을 따르는 체제적 접근과 직업 수행에 필요한 직무를 분석하여 이를 계획・준비시켜 주기 위한 직무분석 모형으로 나뉜다. 학습자와 사회의 요구를 분석하여 교육목표로 전환하는 것은 교육과정 개발에서 가장 오래된 방법이다. 요구는 현재의 상태와 미래의 바람직한 상태의 격차를 나타내기 때문에 곧 달성해야 할 목표로 전환될 수 있다. 요구분석은 목적 결정, 정보의 출처 확인, 도구 선택, 단계별 요구분석 실시, 결과에 따른 의사결정의 단계로 진행된다. 요구가 확인되면 중요도, 실현 가능성, 긴급성을 고려하여 그 우선순위를 정한다. 우리의 경우 교육의 일반목표를 만들어 교과나 특별활동에 분여하지 못하고 각자 알아서 특수목표에 따라 교육과정 개발을 하도록 허용해 왔다. 교육의 일반목표가 있어야 학교의 교육활동은 유기적 통일을 이룰 수 있다. 교육목적과 목표는 교육활동 자체의 출발점일 뿐만 아니라 교육평가 활동의 기준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교육목적은 교육이념, 교육목적, 교육목표 순서로 구체화하고, 일반적인 교육목표는 학교급별 교육목표, 학년 군별 교육목표, 학년별 교육목표로 구체화한다. 그리고 개발적인 교과 교육목표는 학교급・학년군・학년별 교과 교육목표, 단원 목표, 수업 목표, 차시 목표로 구체화한다. 교육목표는 교육활동의 행동적 지침이며 교육평가의 지침이 되므로 분명하고 자세할 필요가 있다. 잘 진술된 교육목표는 타당성, 포괄성, 배타성, 위계성, 의사 소통성, 실천 가능성, 달성 가능성 등의 특성을 띤다. 교육목표가 설정되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내용과 활동을 선정하고 또 조직해야 한다. 내용 선정에서는 그 기준이 중요하다. 대체로 내용 자체가 지니는 속성과 내용이 미치는 외부적 효과가 주요한 기준이 된다. 그 기준으로는 지적 중요성, 학문적 타당성, 개인의 유의미성, 사회적 효용성, 실행 가능성 등을 들 수 있다. 교육과정 조직(organization)의 목적, 곧 교육과정을 조직하거나 조직된 교육 과정의 양호도를 점검하는 것은 교육과정 조직에서 중복, 편중, 누락, 비약, 후퇴(낙차), 혼란(역전) 등과 같은 하자를 없애서 교육과정 내용의 일관성과 통일성을 달성하고 측면에서 범위(scope)와 통합성(integration), 수직적 측면에서 계속성(continuity)과 계열성(sequence), 그리고 전체적 측면에서 연계성(articulation), 균형성(balance), 통일성(coherence)이 필요하다. 국가 교육과정 기준의 존재는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순기능은 모든 학습자에게 일정 수준의 학습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하고 교육의 질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게 한다는 것이다. 반면, 역기능은 지역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한 특색 있는 학교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을 제약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국가 교육과정 기준이 있더라도 지역과 학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교육과정 관련 업무의 구분은 중요하다. 우리나라 교육과정 개정의 특징은 고교 이하 모든 학교급의, 모든 교과의 교육과정을 모두 바꾸는 식의 전면 개정, 5~6년마다의 단주기 개정, 교육과정 총칙과 교과 교육과정을 동시에 2~3년 안에 바꾸는 일시 개정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과정 실현이나 현장 실천과 거리가 있는 문서 중심 개정, 이전 교육과정의 운영 경험이 잘 반영되지 않는 개정, 학습자나 사회의 요구보다 교과의 요구가 강한 교과 중심 개정, 질 개선 및 관리 장치가 분비된 개정이라는 비판받고 있다. 국가 수준에서 경구 개발된 교육과정 총론은 지역을 거쳐 학교 교육의 기본 설계도로 작용하지만, 교과 교육과정 기준은 교과서를 쓰는 모본의 역할에 그치고 만다. 교과서가 교실의 수업과 평가에서 교육과정 기준을 대신하는 형편이다. 이것은 교과서 위주, 교사 중심, 획일성, 지필시험 위주, 교과 외 활동 위축을 낳는 원인이 되고 있다. 국가 교육과정 기준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적 방향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기준 대 강화와 학교 교육과정 계획의 특성화로 집약할 수 있다. 교육과정 변화와 질 관리의 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 수준과 학교 수준 교육과정 업무의 구분과 연계, 전면 개정과 부분 개선의 상호 보완, 교과 특성을 고려한 교육과정의 편성・운영, 교과 공부보다 다른 문제가 더 절실한 학생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교육적 의미를 지닌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등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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