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의 과제와 전망

우리나라에서 교육과정을 연구하는 것은 대체로 실제적인 연구 개발을 하는 것과 보다 이론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것으로 나뉜다. 이와 같은 일에 종사하는 이들은 모두 학교 교육 과정학회 소속으로 정기적으로 학술발표를 갖는다. 교육과정 현상에 대한 이론적 연구는 주로 교육과정 재개념화와 이해로 명명되는데, 여기에서는 각종 인문학적, 신학적, 사회학적 방법을 동원하여 연구를 수행한다. 특히 교육과정 현실에 실천적으로 참여한 경험이 부족한 대학교수들이나 대학원생들은 교육과정 실제 모습이나 그 개선보다 이론적 이해를 추구하는 편이다. 실제적인 연구 개발은 주로 대학의 교수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고용정보원 등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이 수행한다. 대학의 교수들은 대학원생들과 함께 공식적 교육과정의 각 수준에서 교육과정 구성 부문과 관련된 각종 연구를 수행한다. 각 정부출연 연구기관은 해당 교과 분야의 교육과정 기준 개정을 위한 연구 개발하거나 실행에 대한 평가연구를 수행한다. 특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 분야에서 중심이 되는 기관이다.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과정정책과를 비롯하여, 각 시・도에는 교육과정정책과를 두고 있다. 이들은 장학을 통해 학교의 교육과정 실행을 지원・자문하고 있다. 특히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과정정책과는 교육과정 기준의 연구 개발, 심의, 실행, 평가를 상당한 정도로 관리하고 지원한다. 각 학교에서는 주로 교장, 교감, 연구부장이 학교 교육과정을 계획, 실행, 평가, 개선하는 데 중심을 이루고 있다. 각 기업에서는 직급에 따라 필요한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게 된다. 이 밖에도 평생학습 기관이나 사회교육 기관, 사이버 교육기관에서도 형식적, 준 형식적 교육과정을 연구 개발할 여지가 많이 있다. 특히 이 분야의 연구방법론은 전통적인 인문학의 사변적・규범적 방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많은 경우 개인의 이데올로기적 입장을 지나치게 개입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점에서 이 분야의 연구방법론 개발은 과제가 되고 있다. 최근 학교 정보 공시, 학업성취도 평가, 국제 비교 연구 등으로 이전과는 다른 교육과정 정보들이 산출되고 있어, 이를 처리하여 지식과 지혜를 만드는 일이 더욱 필요해졌다. 세계화로 인하여 국제 교류 협력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정보화로 인해 디지털 교재를 위한 교육과정 이해와 개발은 새로운 양상을 띤다. 교육과정 원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양적 통계 처리 능력, 외국과 교류하는 외국어 능력, 디지털 세계를 이해하는 정보 리터러시(Literacy)는 이 분야 연구자들에게 점점 더 필요한 소양이 되고 있다. 교육과정 연구 개발은 60개의 개별 교육과정이라고 하였듯, 그 범위가 무척 광범위하고 아직 탐구되지 않은 황무지와 같은 곳이 많다. 특히 대학 이상의 전문가 양성 및 기업의 교육과정 개발을 감당하려면 이 분야의 전문적인 소양이 있어야 한다. 학습자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도록 하면 그들이 더 낫게 배우고 더 낫게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끊임없는 통찰과 분석이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20년 후에도 행복하고 성공적으로 살아가려면 지금 무엇을 가르치고 배워야 할까? 교육과정학은 이런 질문에 상식적인 대답이 아니라 보다 체계적인, 그리고 개인에게 의미 있고 사회에 적절한 대답을 하고자 하는 분야다. 교육 과정 연구 개발자들은 장차 대학교수, 연구소 연구원, 교육행정기관의 장학진, 학교의 리더로 활동하게 된다. 끝으로, 교육과정에 대한 이론적 이해와 교육과정 실제에 대한 개발이 상호 협조하는 시너지 효과가 있을 때 이 분야는 발전될 수 있다. 교육과정은 주로 사회의 유지와 개선, 사회 구성원의 양성, 개인의 요구 등에서 나오는 교육의 일반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각 수준의 교육과정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들어 교육과정이 지나치게 교과 중심으로 설계된 데에 대한 반성이 일어나고 있다. 행복하고 성공적인 학습자 개인과 조화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데 있어 교과를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교과보다 더 교육적으로 의미 있고 사회적으로 적합한 것들이 적지 않다. 학생들은 인지적 학업 성취나 신체적 발달을 이루고 있으나 정의적 측면과 사회성 측면에서는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교과 학습에 치중하도록 유도하는 '교과과정'보다 개인적 유의미성과 사회적 적절성이 높은 '교육과정'이 요청된다. 특히 교과 공부보다 더 절실한 문제로 위기를 겪는 학생에게는 비록 단기간일지라도 전문 강사를 통해 적절한 맞춤형 도움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투입해야 할 것이다. 자기 관리, 대인관계 능력, 의사소통(대화) 기술, 자기주장 및 의사결정 훈련, 학교폭력 예방, 인터넷 중독 예방 등 다양한 생활지도 프로그램이 요청된다. 평생학습, 정보화, 다원화, 세계화로 인하여 교육의 목표, 교육과정, 수업, 교육평가 등이 달라지고 있다. 평생학습사회에서 학습할 기초, 흥미, 동기, 관심, 자신감을 길러 주는 일, 정보화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정보를 어떻게 자신의 지식으로 체화할 것인가의 과제, 다원화와 세계화로 인한 낯선 것들과 조화할 수 있는 개방적・관용적 태도와 외국어를 기초로 한 국제적 교류 능력의 육성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교육과정은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며, 사회적 존재로서 학습자들의 잠재력을 찾아 그들이 더 잘 배우고 더 낫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식과 능력, 가치와 태도를 길러 주는 중요한 통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