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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

20세기 교육과정사

by 똑똑한우주맘 2023.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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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중심 교육과정의 논의를 구체화한 듀이는 교육과정을 기본적으로 미성숙하고 미발달된 아동과 사회적 목표, 의미 및 가치를 체화한 성숙한 경험을 지닌 성인 간의 상호작용이라고 보았다. 듀이에 따르면 참된 교과는 과학, 수학, 역사, 지리 등이라기보다 아동의 사회적 활동이다. 교과의 주된 구실은 사회활동 전반을 의지적이고 목적적이고 호기심 있고 능동적인 아동과 공유하는 데 있다. 그는 교사와 학생의 일상적 삶을 교육과정 구성의 기본 축으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학습자는 경험을 심리적으로 축적하며, 교과는 인간 경험과 탐구 결과를 논리적으로 축적한다. 경험의 심리적 측면을 지닌 학습자와 경험의 논리적 측면인 교과를 만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과가 심리 화 되어야 한다. 학습자의 흥미, 관심, 발달단계, 일상 경험에 맞춘 것이 곧 심리 화 된 교과다. 사회적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한 테일러(F. W. Taylor)의 과학적 직무관리 기법을 교육에 적용한 보빗(F. Bobbitt)은 성인의 활동을 전문적으로 분석하여 교육과정을 만드는 일을 전문가들이 해야 할 전문 분야로 정립하였다. 그는 교육을 성인 생활을 위한 준비라고 보고, 교육과정은 현재 성인들의 활동 영역을 잘 분석하여 그중에서 학교에서 꼭 가르쳐야 할 분야를 선정해서 교육목표로 만들고 이를 교육과정 요소로 구체화하는 일이라고 보았다. 듀이와 정반대로 성인을 닮아가는 아동의 교육을 강조한 셈이다. 보빗은 일상생활에서 배울 수 있는 것과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것을 일부러 학교에서 가르칠 필요는 없다고 보고, 학교는 주로 배우지 않으면 성인 생활이나 직업생활에 치명적 결함을 초래하는 것만 가르쳐야 한다고 보았다. 당시 교육에서는 낭비 제거는 효율성을 강조한 시대정신을 반영한 것이었다. 미국교육협회(NEA)는 중등교육 재편위원회를 결성하여 '중등교육의 기본원리'를 제시하였다. 미국의 교육은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노선을 따라야 하며, 민주주의에서의 교육은 학교 안팎에서 모든 사람에게 지식과 흥미, 이상, 습관,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 주어야 한다. 이에 따라 위원회에서는 건강한 사람 기르기(health), 기초학습 능력 기르기(command of fundamental processes), 가족 구성원의 역할 익히기(worthy home-membership), 직업 수행 능력 준비하기(vocation), 시민성 함양하기(citizenship), 여가 선용하기(worthy use of leisure), 윤리적 품성 기르기(ethical character)와 같은 중등교육의 7대 목표를 제안하였다. 1938년 NEA의 교육 정책위원회에서는 미국 민주주의에서의 교육목표를 잘 교육받은 사람이 갖추게 될 특질을 자아실현, 인간관계, 경제적 효율성, 시민으로서 책무의 네 가지로 정하고 그 세부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더 구체화한 1944년의 '모든 미국 청소년을 위한 교육'에서는 쓸모 있는 직업기능, 건강, 유능한 시민, 화목한 가족 성원, 권익을 찾는 소비자, 과학적 방법, 심미성, 여가의 현명한 활용, 민주적 가치, 합리적 사고의 열 가지 교육목표를 제안하였다. 이런 교육목표는 20세기 대부분 나라의 학교에서 사용하였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 교육장 뉴런(J. Newlon)은 1920년대 지역 교육청 단위의 교육과정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교사는 전문가이고 교사의 전문성은 교육과정 개발 참여를 통해 잘 신장할 수 있다고 믿었으며, 교사들에게 안식년을 주어 교육과정 개발에 전념하게 하였다. 오늘날 교사들의 협동적 수업 연구 모임이나 장학사들이 수업에서 떠나 교육과정과 수업을 연구하여 학교를 돕는 것을 선구적으로 실천한 것이다. 8년 연구(1933~1944)는 20세기 전반기 교육과정 논의의 교육적 실효성을 교육목표, 교육과정, 수업, 교육평가, 교원연수 등의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것이었다. 그 주된 목적은 진보주의적 방식이 중등 교육에도 가능한지, 또 대학입시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보주의적 교육과정으로 고교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대학에서 성공적인 학업 생활을 영위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실험학교 교사들이 모여서 중핵 교육과정을 마련할 때 단원의 핵심 아이디어는 민주사회에서 청소년의 관심을 끄는 사회 문제와 쟁점이었다. 연구 결과는 오늘날 미국 고교교육과 대학입시의 주된 특색을 규정할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8년 연구는 성공적인 대학 공부와 생활을 준비하는 경험의 종류는 지필고사 외에도 다양하며, 교육의 개선과 성공에는 대학과 고교 교원들의 상호협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 주었다. 20세기 전반기 교육과정 논의를 정리하면서 20세기 후반기 교육과정 논의를 끌어내기 위해 꼭 검토해야 하는 교육 과정학자는 타일러(R. W. Tyler, 1902~1994)다. 그는 교육과정 연구 개발에 있어 획기적인 저서 『교육과정과 수업의 기본원리(Basic Principles of Curriculum and Instruction)』(1949)를 펴냈다. 이 책은 20세기 전반기 교육과정 논의를 합리적이고 깔끔하게 종합 정리한 것이었다. 20세기 후반기의 교육과정 논의나 개발이 타일러의 그것을 부연 설명하거나 극복하려는 대안들로 이루어졌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비중은 커다란 것이었다. 타일러에 따르면 교육과정과 수업을 하나의 과정으로 보아 이를 계획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음의 네 가지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한다. 학교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교육목표는 무엇인가? 수립된 교육목표를 달성하는 데 유용한 교육 경험은 어떻게 선정하는가? 선정된 교육 경험은 어떻게 효과적으로 조직할 수 있는가? 교육목표가 달성되었는지의 여부는 어떻게 결정할 수 있는가? 그는 교육과정 개발 절차를 교육목표 설정, 학습경험 선정, 학습경험 조직, 평가로 단순화하였다. 1960년대 이후 사범대학 교육학자들의 진보주의, 아동, 사회, 생활 중심 교육과정이 쇠퇴하고, 문리과대학 전통학자들의 교과, 학문 중심 교육과정이 교육과정을 점하게 되며, 실제적인 교육과정 개발(development)이 학교와 교사 및 장학진 들의 손에 넘어가자, 교육 과정학자들은 교육과정의 실제 문제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또한 교육과정은 타일러의 개발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기술적인 절차와 방법을 정교화하거나 행동과학을 추종하여 실제의 개선에는 도움이 못 되고 있다고 비판받았다. 슈왑(J. J. Schwab)은 이런 상황을 두고 "교육과정학이 빈사 상태에 있다."고 했다. 휴브너(D. E. Huebner), 맥도널드(J. B. Macdonald), 애플(M. W. Apple), 지루(H. Giroux), 파이너(W. Pinar), 아오키(T. Aoki) 등은 새로운 돌파구로 교육과정의 재개념화 운동을 펼치게 된다. 그들은 개발론자들에 비해 교육과정의 개념분석, 개인적 의미, 사회적 관련성, 역사 등 개발된 교육과정 내용과 그 영향에 관한 이해를 주로 다룬다. 또한 교육과정 현상을 이론적으로, 혹은 새로운 인문학적,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동원하여 다룬다. 교육과정의 재개념화 혹은 이해에서는 역사학, 신학, 현상학, 정신분석학, 자서전과 생애사, 신마르크스주의, 미학적 비평, 포스트모더니즘 등을 통해 부조리하고 불평등하며 억압적인 문화와 구조를 재해석하고 기존 담론을 해체하여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꿈꾼다. 그들이 보기에는 전통적 개발 패러다임도 효율성이나 경제성의 이름으로 개인을 억압하고 희생을 강요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재개념론자들은 교육의 목적을 이런 희색을 강요하는 억압적 기제에서 개인을 해방하는 것으로 본다. 애플은 이런 억압의 원인을 사회구조에서 찾으며, 파이너는 개인의 의식에서 찾는다. 그들은 전통적 교육과정 개발론자들의 관심인 교육목표, 교육과정, 교육 방법, 교육평가의 조율된 개발과 실행보다, 학교와 교사 및 교재의 사회적 기능 등을 통해 교육과정을 재해석하고 비판적 이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며 개인과 사회의 해방을 기획하는 작업을 중요시한다. 교육 과정학자들은 인문학 쪽으로 가까워졌으나 도리어 교육과정 실제로부터는 점점 멀어지는 결과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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